[그림이 있는 아침] 몽마르트르의 거인이 본 얼굴…앙리 로트레크 '여자 곡예사 샤-위-카오'

입력 2022-04-08 17:30   수정 2022-04-09 00:04


춤을 막 추고 내려온 여성이 소파에 앉아 있다. 캔버스를 가르는 노란 치마 장식은 하늘로 높게 묶어 올린 머리칼과 어우러져 둥근 원의 안정적인 구도를 그려낸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화려한 색이지만, 이 그림의 주인공은 물결치듯 강인해 보이는 여성의 뒷모습과 지그시 감은 눈. 19세기 말 환락의 결정판이던 파리 물랑루즈의 곡예사 샤-위-카오의 뒷모습은 역동적이면서 차분하다.

당시 물랑루즈엔 ‘툴루즈 가문의 작은 기사’로 불리는 단골손님이 있었다. 152㎝의 작은 키에 매일 밤 댄서들과 어울리던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 1882년 유명 화실 ‘페르낭 코르몽’을 드나들며 인상파 화가들의 반란에 흥미를 느꼈다.

로트레크는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왔다. 스스로를 가둬둔 시절, 사람이 그리워서였을까. 과감하고 자유로운 색과 선을 구사하며 오로지 보헤미안의 얼굴과 몸에 집중했다. 파스텔과 물감은 그에게 누구보다 자유로운 몸을 주었다. 죽기 전까지 방탕아로 불리다 후대에 ‘물랑루즈의 별을 그린 작은 거인’이 된 로트레크. 그의 그림이 루브르에 걸린 것은 사망한 지 13년이 지나서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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